외국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량 투매하며 코스피 조정 주도
‘최악 지났다 VS 아직 더 기다려라’ 팽팽
로피(RoPi), 당분간 반도체주는 위험관리..”에너지 좋은 주식 찾아 적극 공략”
출처:로피(RoPi) 어플 캡처, 며칠전부터 일간(D) 기준 중립(흰색)을 넘어 매도(푸른색) 시그널이 떴다.

국내 증시의 마켓메이커인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시장 순매도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닷새째 매도우위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13일의 금요일 순매도는 2조6,926억원으로 역대 3위권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을 기초로하는 지수선물도 7,967계약인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 동시 순매도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에 육박하는 충격을 받았다.

지난주 5일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7조500억원에 상당한다. 주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특히 집중되고 있다. 단적으로 13일 삼성전자 순매도가 2조3,600억원, 하이닉스가 2,250억원이었다. 이를 두고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보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축소’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간스탠리가 최근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절반으로 깎은 것처럼 화학 철강에 이어 반도체도 연내 피크아웃(업황의 정점을 지남)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미리 내다팔았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어느덧 7일째 하락하며 중단기 지지선을 모두 이탈했다.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이탈했으며 13일에는 120일선을 장중 크게 이탈한 이후 어느 정도 회복해 마감했다. 종가는 3,171, 120일선은 3,178이다.
주봉 기준 20주선(3,210)을 이탈했으며 60주선은 2,810선에 위치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코스피지수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엇갈린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두 대장주와 지수도 추가 하락 압력이 크지 않다는 긍정적 기대론이 대두된다. 반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너무 오랜기간 상승한 만큼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부정적 경계론도 적지않다. 물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증시와 연관이 깊은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문을 닫은 16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1.6% 급락했고 뒤이어 문을 열 유럽증시는 개장초 1% 안되는 약세다. 미국 증시는 아직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이미 2분기 들어서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 시그널을 보낸 로피(RoPi)는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로피는 로보피아투자자문의 알고리즘 애널리스트로, 로보피아는 로피의 실시간 시장과 주식 가격(또는 에너지값) 계산을 바탕으로 국내 자문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

로보피아의 이대우 대표는 “코스피시장보다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하락압력이 덜하다. 코스피지수는 이제부터는 공포를 느낄 정도가 아닌 것으로 나온다”며 “이번주 중반 지수의 흐름, 다시 말해 에너지값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피(RoPi)는 7월초부터 국내 증시에 대한 경계성 시그널을 반복해 띄웠다. ‘EWY’(iShares MSCI South Korea ETF, 한국증시에 상장된 대형주와 중형주를 주로 편입. 블랙록이 관리하고 운용함)에 대해 7월 8일 중립(로피 어플의 흰색), 7월21일 위험관리(로피 어플의 파란색)의 의견을 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로보피아는 8월에는 전체적으로 위험관리에 치중해야한다는 전망을 밴드(Band)에 올렸다.

출처:로피 어플 캡처, 사실상 매도 시그널인 푸른색이 화면에 가득하다.

로피는 현재 78개에 이르는 주요국 지수와 업종지수를 실시간 계산해 그 결과를 어플과 웹에 올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8월 들어 현재까지 -0.97%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78개 지수중 74위다. 대만이 -1.54%로 75위,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6위인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종과 반도체 비중이 큰 시장이 글로벌하게 약세인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78개 지수중 맨 꼴찌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금은지수로 -4.2% 하락했다.

이대우 대표는 “반도체 대장주의 약세로 코스피지수가 부담을 느끼는 이면에 다른 업종의 대장주와 개별 종목의 상대적인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래서 당분간 코스닥시장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물은 개인투자자가 그대로 ‘흡수’하고 있는 국면이다. 지난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약7,300만주(5조6천억원 상당)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약7천600만주(5조8천억 상당) 순수히 사들였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개인이 삼성전자를 너무 많이 사고 있다. 외국인은 분명 개인이 잔뜩 움켜쥔 삼성전자 패(牌)를 훤히 다 알고 있다”며 “대대로 다수의 개인이 무탈하게 원하는 수익을 챙긴 사례가 거의 없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이 깨져도 계속 사기만 할 것인지 궁금하고 불안하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한주간 SK하이닉스도 약 2조원어치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2조1천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로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마이너스 100이라는 계산값(에너지값)을 띄우고 있다. 로피가 주고 있는 가장 낮은 점수이다. 같은 전기전자 업종이지만 삼성SDI에 대해서는 플러스 100점이라는 정반대의 점수를 주고 있다.

외국인 대량 매도를 딛고 힘겹게 반등한 SK하이닉스. 로피 알고리즘은 마이너스 100점을 유지하고 있다.

유일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출처: https://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21081617112329415